본문 바로가기
삶과 재테크/생각과 경험

가계부 정리하기, 예산 세우기, 양식 공유

by 글우 2024. 3. 19.

재테크를 시작하고자 마음먹었으면 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은 소비 통제이다. 혹자는 무작정 소비를 아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나,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소비하고 싶은 것의 욕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이전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다가 어느 순간부터 뚝! 하고 소비를 끊는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필자가 재테크를 시작하며 가계부를 정리하고 예산을 세우는 데 실제로 사용했던 양식을 공유한다. 약간 투박하긴 하나, 어플로 자동으로 분석하는 것 보다는 본인이 한 자 한 자 적어나가며 쓰는 아날로그 가계부를 사용하면 소비와 성찰에 도움이 된다.

 

소비 통제의 원칙은 '쓸 때 쓰고 안쓸 때 확실히 아끼기'라 생각한다. 어떠한 시스템을 만들 때 '목표로 하는 만큼은 지속 가능한 시스템' 을 만드는 것에 집착(?)하는 필자의 성격상 '쓸 때' 라는 시점을 상당히 넓게 잡았다.  이 때 도움을 받았던 것이 <뱅크샐러드> 어플이었다. 꼭 뱅크샐러드가 아니어도 된다. 거의 모든 가계부 어플에는 기본적으로 지출 카테고리를 설정하는 란이 있으므로 그 목록을 참고해서 개인화시키면 된다. 이후 카테고리를 정했으면 이제 아래 파일을 참고해서 가계부를 작성해보자. 카테고리를 정한 뒤에 소비내역을 분석할 때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꼭 지출해야만 하는 비용(고정비 등)을 파악
2. 어떤 카테고리의 소비가 많았는지를 파악
3. 1, 2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불필요했던 지출을 파악

 

보통 이 작업은 2~3개월치를 분석해야 하나, 그 과정은 상당히 고달프다. 이를테면 식비에 지출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필자) '내가 이렇게나 많이 먹었다니' 라는 생각을 곱씹으면서 가계부를 적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달만 우선 해보자.

 

위 3가지를 모두 파악했으면 이제 예산안을 설정해야할 때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기존의 고정 수입에서 고정 지출을 뺀다(그 값을 편의상 A 라고 하겠다).
2. A에서 다음 달에 예상되는 지출(다음달에 친한 친구 생일일 수도 있고, 회식이 있을 수도 있다)을 추가로 뺀다. 물론 그
    빼는 값은 본인이 이전의 기록을 바탕으로 잘 판단해서 정한다.(이렇게 계산한 값을 편의상 B라고 하겠다)
3. B에서 예비비를 뺀다. 여기서 예비비는 공적인 예비비로, 경조사비 등을 의미한다. (이 값은 편의상 C라고 하겠다)
4. C에서 예비비를 한 번 더 뺀다. 이는 10~20만원을 추천하는데, 여기서는 사적인 예비비를 의미한다. 이 비용은 이를테
   면 삶이 너무 고달플 때(야근을 3일 연속으로 한다던가...) 본인에게 주는 소위 '행복 비용' 으로 처리한다.
5. 4번까지 행한 뒤, 남은 금액은 모조리 저축하는 것으로 예산안을 설정한다.

 

본인은 여기서 항목별로 예산까지 설정해보았는데(이를테면 식비에 45만원 사용 등), 이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소비 내역이라는 것이 천편일률적으로 앉은 자리에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항목별 예산> 은 특정 항목에서 비용지출을 아끼고자 하는 사람만 목표로 설정해보자. 이후에는 다음 달의 달력을 보고 예상되는 행사, 특별 지출내역을 되짚어보며 마무리한다.

 

예산안을 짤 때 '행복 비용' 이라는 값이 등장하는데, 이는 본인이 읽었던 재테크 책에서 권한 예산지출 방식이다. 그 책에서 저자는 무조건적인 절약은 반대하며, 만약 절약만을 하기 위한 예산설정을 한다면 재테크는 일종의 '숙제 같은 것'이 될 것이라 말했다. 필자 또한 이에 상당히 공감한다. 가계부 작성도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일종의 <시스템>인데, 만약 그 시스템이 마치 과제 같은 것이라면 하다가도 때려치우고 싶을 것이다. 시스템은 '느리게 굴러가도' 굴리는 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며, 따라서 시스템 설계에서는 지속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행복 비용' 은 숨통의 틔이게 할 좋은 수단이라 생각한다.

 


소비내역을 돌아보며 본인이 어느 항목에서 줄일지를 정했다면, 이제 한 달 정도는 실천해보자. 이 때 <뱅크샐러드> 등의 가계부 어플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본인이 해당 어플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꿀팁 등을 적어볼 수 있도록 하겠다.

 

소비통제의 핵심은 '꼭 필요한 소비 만' 하는 것, '쓰기로 한 곳이 아닌 데에 쓰지 않는 것' 이다. 그런데 이렇게 모이는 돈이 당연히 많을 리 없다. 허나 애매하게 모이는 돈이 쌓이면 분명히 큰 돈이 될 것이고, 돈이 모이는 것에 대한 재미가 들리면 그 관성으로 소비통제 & 저축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소비지출 파악용 가계부 upload.pdf
0.13MB

'삶과 재테크 > 생각과 경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정신에 대한 생각  (0) 2024.03.18